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약력입니다. 신 전 대표는 한 달 전에만 해도 "국힘은 페미니스트들의 대안이 될 수 없죠"라는 트윗을 올린 인물입니다. 그런데 신 전 대표가 20일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 기구인 새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습니다. 

신 전 대표가 속했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깜짝 놀라 "사전에 논의된 바 없었고, 조직적 결정과 무관한 일"이라며 황급히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진보진영과 여성운동 단체들은 모두들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날 온라인과 SNS에서는 온종일 신지예 전 대표가 민주당에 들어가도 놀랄 일인데 심지어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 합류했다며 떠들썩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충격을 받은 곳은 신 전 대표가 합류한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신지예 부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젠더 이슈로 충돌하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처럼 앙숙이었던 이 대표가 신 부위원장을 영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신 부위원장이 합류한 새시대준비위원는 윤석열 후보 직속기구입니다. 당의 공식 조직이 아닌 윤 후보 조직이고, 김한길 위원장이 영입을 추진했습니다. 

이 대표는 신 부위원장의 합류에 대해 MBC와의 인터뷰에서 "별도 조직이기 때문에 제가 김한길 위원장께 지시하고 승인하고 이런 관계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신 부위원장의 페미니즘이 당과 병립할 수 있느냐는 앵커 질문에 "만약에 충돌한다고 하면 당 대표 의견이 우선"이라며 "만약 신지예 위원장이 본인이 지금까지 하던 주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들어오신 거라면 그것은 강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신 부위원장이 (페미니즘) 주장을 지속하지 않으려면 당에 들어올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페미니즘에는 성범죄에 대응하는 것도 있다. 이수정 교수랑 같이 발맞춰서 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면서도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강성 페미니즘이나 레디컬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그런 조류랑 당내 행보를 같이한다고 한다면 당내 구성원들이 강한 비판을 가할 수밖에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 대표는 "신지예 위원장이 이준석이 당 대표인 줄 모르고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신지예 영입으로 2030 남성들 지지율 급락할 일만 남았으니 두고 보십시오" 

"와... 이렇게 통수 먹이네요 국민의힘.. 지지하려고 했는데 신지예 선관위.. 국민의힘과 작별인사하겠습니다"

"탄핵정당 이후 이준석 당대표가 열심히 정체성 새롭게 가꿔나가면서 힘들게 키워놓았는데 그걸 2달 만에 초토화시켜놓은 윤석열도 대단하다"

"실망입니다. 원래 민주당이 너무 막 나가는 거 같아서 국힘 지지하려 했는데 신지예 영입으로 통수를 칩니까? 제 주변인들도 이번 일로 거의 다 돌아섰습니다. 일을 이따위로 처리할 줄 상상도 못 했네요. 사이트가 터질 정도에 화력을 보셨을 텐데 그 많은 사람을 한 번에 등 돌리게 하는 것도 재능은 재능이네요. 대단하네요"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신지예 부위원장의 영입으로 배신감을 느꼈다며 탈당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게시판에는 신 부위원장 영입으로 2030 남성들의 지지율이 급락할 거라며 윤 후보의 인사를 비판하는 글도 다수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은 "신 부위원장의 임명에 상실감과 소위감을 느끼며 분노하고 있다"며 23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젠더 갈등 가볍게 바라보는 윤석열 선대위가 우려스럽다. 젠더 갈등 격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와 "탈원전·동성결혼합법화·온라인커뮤니티검열법 찬성 등 급진적 주장 굽히지 않는 신지예 대표가 과연 새시대를 준비할 수 있나?"라는 글을 각각 오전과 오후에 올렸습니다. 

홍준표 의원도 '청년의꿈' 플랫폼에 신 부위원장 영입을 묻는 질문에 "대선에서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 "잡탕밥도 찾는 사람이 있다", "정신 나갔네요"라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신지예 부위원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을 많은 분들께서 걱정하시리라 생각한다. 저 또한 고민이 많았다."며 "윤석열 후보는 약속했다. 새 시대를 열겠다고 말이다. 저는 새시대준비위 일원이 되어 윤석열 후보와 함께 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길에 서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신 부위원장은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폭과 양아치 중에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이 기사화됐습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언론이 주목한 한여넷'에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4월 1일 신지예 부위원장은 만우절 농담으로 "오늘부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정치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