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조건이 해소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습니다. 

19일 저녁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후보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윤 후보의 요청에 의한 식사 자리였습니다. 

이날 두 사람은 두 시간 반 동안 얘기를 나눴고, 홍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 홈페이지에 회동에 관한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홍 의원은 "오늘 저녁 두 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 요청을 했다"면서 "첫째,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 둘째,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 의원은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카드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위기감 

그동안 국민의힘 선대위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삐걱댔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를 떠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국운이 다했다"며 물러났습니다.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조직이 해체됐습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전화 통화 방송 이후 여성본부 고문으로 영입됐던 이수정 교수도 사퇴했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한 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선대위를 구성되고 있지만,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동안 홍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홍 의원은 2030 청년들과 당 외부의 지지를 받고 있고, 오랜 정치 경력과 선거 경험이 있어 최적의 카드로 꼽힙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선대위 대구지역 고문으로 이름만 올려놓았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윤 후보와 선대위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취했습니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홍 의원이 선대위에 오면 조각난 퍼즐을 맞추듯 국민의힘 내부를 결속시켜 온전히 선거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홍 의원이 제시한 조건이 만만치 않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홍 의원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홍 의원이 제시한 두 가지 조건에서 국정운영 불안을 해소할만한 조치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문제는 처갓집 비리에 대한 대국민선언입니다. 

그동안 윤 후보는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이 없다"는 말이 와전될 만큼 장모를 옹호했습니다. 

장모가 통장 잔고 증명 위조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사법부 판결에 대해 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도 피했습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허위 경력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과 관련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윤 후보가 대국민 선언을 한다면 수사 결과에 따른 책임까지 거론해야 합니다.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후보 사퇴를 하겠다는 약속 정도는 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만약 윤 후보가 처갓집 비리 관련 대국민선언을 했다가 수사 결과가 사실로 드러나면 난감한 상황에 처해집니다. 선거 전에는 후보 사퇴를 하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당선된 후라면 친인척 비리 대통령으로 신뢰성을 잃고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제안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홍 의원이 제시한 조건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 장모와 부인의 범죄 사실을 시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홍 의원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따라 선거 양상도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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