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하고 검소한 우리 건희 여사님~ 새벽기도 가실 때랑 산책하실 때 같은 후드티네요"
마치 김건희찬가와 같은 이 문장은 <서울경제> 기사의 첫머리에 나옵니다. <서울경제> 김민혁 기자는 ""후드티 돌려입으신다"..김건희 '재활용 코디' 화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씨 지지자의 말을 인용해 이처럼 보도합니다.
그러나 문장만 보면 누가 말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곧바로 김씨의 패션이 연일 화제이며 슬리퍼 품절 사태에 이어 자주색 후드티를 두고 지지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는 문장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서울경제> 김민혁 기자는 김씨의 팬카페 반응과 함께 '재활용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며 김씨를 마치 수수하고 검소한 영부인처럼 묘사합니다.
그런데 <서울경제>의 기사는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가 작성한 "자주색 후드티, 그때 그 옷인데?… 김건희 여사 의외의 ‘최애템’"이라는 기사와 매우 흡사합니다.
'김건희 여사의 사진 속 패션이 연일 화제, 슬리퍼 품절대란, 자주색 후드티 두고 지지자 관심'이라는 첫 문장의 내용과 팬카페 반응, 재활용 패션, 마지막 민주당 언론 플레이 지적 등의 기사 구성을 보면 두 언론이 똑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서울경제> 기사에는 <이데일리>가 보도한 슬리퍼 가격과 주문 폭주 등의 내용이 빠져 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일부 문단은 몇 개의 단어를 제외하면 거의 복붙 (복사해서 붙여 넣기)했다는 점입니다.
<서울경제>의 "이에 5일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희사랑에서는"부터 "반응을 쏟아냈다"까지의 기사를 보면 '그의 패션에 주목하며', ' 눈썰미 진짜 짱이십니다'를 제외하고 <이데일리>와 거의 똑같습니다.
보도 시점을 보면 <이데일리>가 14시 9분으로 23시 11분에 보도한 <서울경제>보다 빠른 점을 미루어 <이데일리> 보도 이후 <서울경제>가 일명 '우라까이'(베끼기)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김민혁 기자는 <이데일리> 기사를 보고 일부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 넣고 단어만 바꿔서 기사를 송고했다고 봐야 합니다.
기자가 당선자 부인의 후드티 기사를 쓰기 위해서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복붙까지 해야 하는 모습을 보면 왜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추락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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