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견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은 김건희씨 ⓒ연합뉴스
▲경찰견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은 김건희씨 ⓒ연합뉴스

지난달 사전투표소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윤석열 당선자의 부인 김건희씨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연합뉴스>는 4일 독자 제공이라며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경찰견과 함께 있는 김씨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연합뉴스>의 사진 공개 이후 언론들은 앞다퉈 관련 기사를 쏟아 냈고, 조만간 김씨가 공개적으로 활동을 개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당선자의 부인이기에 언론이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김씨가 경찰견과 함께 찍은 사진과 보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① 독자 제공 맞나? 

김건희씨의 사진을 최초 보도한 곳은 <연합뉴스>입니다. <연합뉴스>는 "김 여사는 최근 서초구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편안한 차림의 수수한 모습으로 이웃 주민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며 사진을 독자가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지나가는 이웃이 촬영했다기에는 구도와 화질, 포즈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지나가는 이웃이 남편의 당선 이후 경호원에 둘러싸여 경호를 받고 있는 김건희씨를 보고 저런 사진을 찍을 확률은 낮습니다.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어 언론에 제공했다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인수위 출입기자들은 공보팀에 사진 출처를 확인하고 왜 연합뉴스에만 제공했느냐고 항의를 했고, 기자들이 '독자 제공'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사진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② 새로운 영부인 위한 언론플레이? 

▲4월 4일 가 보도한 김건희씨 관련 기사 
▲4월 4일 가 보도한 김건희씨 관련 기사 

<조선일보>는 김건희씨가 경찰견과 찍은 사진을 공개한 4일 관련 기사를 무려 8건이나 내보냈습니다. 민주당 논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사가 김씨에게 우호적이었습니다. 

<조선일보>"“벌써 품절됐다” 김건희가 신은 슬리퍼, 의외의 가격"이라는 제목에서 김씨가 신은 슬리퍼가 3만원이라며 "검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언론들도 '편안한 차림', '후드티' 등 김씨를 검소하고 수수한 인물로 묘사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씨가 경찰견과 찍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활동 임박' 등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개 활동 재개를 위해 국민 여론을 떠보려는 언론플레이로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③ 임무 수행 중인 경찰견 끌어안은 김건희, 지적 없는 언론

▲경호를 맡은 경찰견에게 지시를 하는 김건희씨 ⓒ연합뉴스
▲경호를 맡은 경찰견에게 지시를 하는 김건희씨 ⓒ연합뉴스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건희씨는 경찰견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거나 마치 훈련사처럼 지시를 합니다. 

원래 안내견이나 경찰견, 구조견 등은 담당 핸들러 외에는 함부로 만지거나 지시를 하면 안 됩니다. 개에게 혼란을 주거나 자칫 위험한 순간에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리 준비된 안전한 장소도 아니고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견을 껴안고 핸들러 대신 지시를 하는 것은 금지된 행위입니다. 

실제로 김씨의 사진이 공개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경찰견은 만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왔고, 일부 전문가들은 공식적 촬영이나 공개된 장소가 아닌 임무 수행 중에 끌어안은 행위는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수십 건의 기사에서 경호 업무 중인 경찰견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은 모습에 대해 지적하는 언론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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