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가 12일 트위터에 올린 유튜브 썸네일 ⓒ트위터 캠처 
▲KBS뉴스가 12일 트위터에 올린 유튜브 썸네일 ⓒ트위터 캠처 

12일 윤석열 당선자가 박근혜씨를 대구 자택까지 찾아가 만났다. 언론은 앞다퉈 생중계했다. 

KBS뉴스는 두 사람의 만남을 생중계하면서 유튜브 썸네일에 "'악연과 인연 사이' 누나 미안해"라는 문구를 넣었다. 

'누나 미안해'라는 글을 보는 순간, 공영방송 유튜브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도대체 이런 말이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왔는지 기가 막혔다. 

박근혜씨는 헌법에 의해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인물이다. 박씨가 정치적으로 사면됐다고 해서 범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이라는 어이없는 짓을 저지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두고두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의 죄인이다. 

윤석열 당선자가 박근혜씨를 만나러 대구를 간다고 했을 때 우려한 것이 혹여나 정치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역시나 윤석열 당선자는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윤 당선자가 최순실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있지도 않은 국정농단을 수사했다는 말인가? 

공영방송이라면 혹여 윤 당선자가 '누나 미안해'라고 해도 그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해야 하는 언론이다. 그런데 대놓고 '누나 미안해'라니. 그들의 사고방식이 과연 공영방송에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 

사실 KBS는 공영방송이라고 부를만한 역사가 없다. 오히려 '땡전뉴스'라고 9시 시보가 울리면 가장 먼저 전두환 소식을 전하는 어용방송이라는 오명만 있다. 

KBS는 여러 차례 수신료를 인상하려고 했지만 국민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왜 국민들은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할까? 당연히 공영방송 답지 않은 행태 때문이다. 

언론개혁을 위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치적 독립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전에 해결할 것은 과연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문제만이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게 했는가라는 의문이다. 

언론인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자들과 PD들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진실을 위해 싸우겠다는 직업적 소명을 가져야 한다. 

진실이라는 말이 기자들 입에서 나온 적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기자들을 보면 그저 클릭수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직장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포털과 유튜브에 종속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기자들의 신뢰는 더욱 추락하고 있다. 수신료는 남들이 돈을 좇을 때 공영방송만이라도 버티고 진실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국민들이 내는 돈이다. 

수신료의 가치는 국민이 아닌 KBS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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