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2.3 내란 1주기 행사 준비... '다크투어'와 '미디어파사드'로 기억

▲2024년 12월  5일 국회사무처가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계엄군이 국회 직원들의 저지를 뚫고 국회의사당 2층 복도로 진입하는 모습. 2024.12.5 © 국회사무처 제공
▲2024년 12월  5일 국회사무처가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계엄군이 국회 직원들의 저지를 뚫고 국회의사당 2층 복도로 진입하는 모습. 2024.12.5 © 국회사무처 제공

국회가 오는 12월 3일 '내란 1주기'를 맞아 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 기획을 담당한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 자문관은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12.3 계엄 관련 1년이 다 됐다"면서 "사실 기념한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국회 쪽에서 고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원식 의장님부터 뭔가 기억할 만한 장치들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엄 흔적을 따라 걷는 '다크투어'

▲2024년 12월  5일 국회사무처가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헬기를 탄 계엄군들이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모습.  2024.12.5 © 국회사무처 제공
▲2024년 12월  5일 국회사무처가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헬기를 탄 계엄군들이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모습.  2024.12.5 © 국회사무처 제공

탁 자문관은 "첫 번째로 '다크투어' 프로그램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크투어는 실제로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내려왔던 장소, 월담이 이루어진 곳, 깨진 유리창이 있던 곳, 소화기로 저항했던 곳 등 주요 포스트를 국민 신청을 받아 투어하는 방식입니다.

투어에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 참여해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며, 우원식 의장과 현장에서 저항했던 의원들도 동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투어는 하루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 기간을 두고 시간대별로 신청을 받아 진행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그날의 영상과 사진을 활용한 미디어 전시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내란 사태가 벌어진 그날에 촬영된 영상과 사진 자료들을 모아 국회 본관 전체 벽면에 영상을 쏘아 올리는 '미디어파사드' 형태로 전시합니다.  

탁 자문관은 "전시는 밤에만 진행되며, 당일 저녁 7시에서 9시 사이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투어 프로그램의 이미지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탁 자문관은 국회 본관 정면을 미디어파사드로 채우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회 본관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확대할 경우 화질이 깨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당시 고화질로 촬영한 사람이 많지 않아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탁 자문관은 "정말로 많은 사진과 영상이 필요하다"라며 "모자이크 형태로 자료를 활용하거나 각각의 화면들을 모아 하나의 큰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벽면을 채울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다음 주쯤에 국민들에게 당시의 사진과 영상을 보내달라는 공식적인 요청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월담 장소' 영구 보존?... 국회 '담 헐자' 제안

▲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께,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는 모습 © 국회의장실 제공
▲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께,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는 모습 © 국회의장실 제공

탁 자문관은 특히 국회 '월담 장소'에 대한 개인적인 구상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월담이 되게 상징적이고 의미 있다"라며, 행사가 끝난 후에도 이 장소를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설치 미술가들과 함께 월담 장소에 다른 색깔을 입히거나 오브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거기만 헐었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그 부분만 딱 담이 없으면 여러 가지 말을 하지 않아도 왜 담이 없는지 사람들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탁 자문관은 우원식 의장이 사실 국회 담 전체를 허물고 싶어 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 복귀와 퍼스트독 의전 비판

이날 인터뷰에서는 청와대 복귀 및 관저 이전 문제와 윤석열 정부의 의전 논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탁 자문관은 대통령의 직주공간이 분리된 것에 대해 "청와대가 갖고 있는 기능 중 하나를 상실하는 거라고 본다"며 "급박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보고와 업무 지시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순방 시 퍼스트독 의전 요구에 대해서는 "아무도 상상치 못했던 일이다. 아주 생소하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분도 개를 좋아했지만 순방에 데리고 나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호텔에 영부인만을 위한 별도의 접견실을 마련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조차 스위트룸에 있는 접견 공간을 사용했기 때문에 별도의 접견실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탁 자문관은 윤석열 정부의 의전과 관련한 일련의 이야기들을 "상상 이상이며 동시에 상상 이하"라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