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원팀 요청에 선 그은 '홍준표'
김종인, 윤 후보 경선 캠프 해체 요구
윤석열, 캠프 사람 내보낸다는 뜻 아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대선 경선이 끝나자마자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구성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민주당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들과 원팀을 구성했던 사례가 있어 윤 후보도 다른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저보다 더 빛났던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와 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홍 후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홍 후보는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원팀이 무산되느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홍 후보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언론에서 비리 대선 불참 선언을 원팀이 안 된다거나 당 분열로 보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나는 당을 분열시킬 힘도 없고, 또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어떻게든 홍 후보의 마음을 돌려 선대위에 참여시킬 생각이자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할 예정이라 홍 후보가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윤석열과 김종인의 '동상이몽'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선대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선대위 구성과 운영 전반에 걸쳐 전권을 행사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윤석열 경선 캠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강력한 개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미 지난 9월 유튜브에 출연해 "(윤 후보 경선캠프에) 아마 파리떼가 잔뜩 모였을 것"이라며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이 캠프에 들어와 있다. 일반 국민이 보기에 '무슨 새로운 사람이냐'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김종인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출범시킬 생각입니다. 이럴 경우 윤 후보 경선캠프에 합류했던 전·현직 의원들은 대거 물러나야 합니다. 

윤 후보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캠프)멤버들보다 더 진영도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 분들도 영입하고 우리 당 전체가 하나가 돼 큰 선거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선)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선대위 인선을 놓고 경선 캠프에 모인 인사들을 파리떼에 비유하는 김종인 위원장과 한 판 대결을 벌어야 합니다.

만약 경선 캠프를 이끌며 윤 후보 경선 승리에 총력을 기울였던 중진 의원들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있습니다. 반대로 경선 캠프 인사들이 대거 선대위에 자리를 차지한다면 김종인 위원장과 갈등을 빚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의 '당심' vs 김종인의 '민심'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20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선거의 왕'으로 불렸습니다. 이랬던 그도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패배했습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변화와 쇄신 없이 보수대통합만 외쳤다"면서 "변화를 거부해 패배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난 뒤 당심이 민심을 눌렀다면서 2030 세대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도층 전략을 구사하려는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악재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쇄신도 없는 기존의 경선 캠프 인사들을 선대위에 합류시킬 수는 없습니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자신의 경선 승리에 큰 힘을 보탰던 캠프 인사들을 버린다면 지지기반을 잃는 동시에 김 전 위원장에게 끌려가는 '바지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불안한 평가를 받고 있는 윤 후보에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거 승라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권력을 위협하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국민의힘 대선은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삼각 체제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승리할 수도도 몰수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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