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손준성 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손 검사와 윤 전 총장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발장이 작성됐던 지난해 4월, 손 검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판사들의 동향을 수집해 문건을 작성합니다. 일명 '판사 사찰 문건'입니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울산 사건 및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에 대해 △주요 정치적 사건 판결 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을 기재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은 징계위를 소집했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총장에게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징계 집행이 중단됐습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전국 검찰청에서 수집한 범죄 정보와 정부와 정당 등 정치권의 동향을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의 역할을 해왔던 곳입니다. 검찰총장의 권력을 사유화할 수 있는 부서라는 지적을 받아서 명칭도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수사정보정책관실'로 또다시 '수사정보담당관실' 등으로 여러 차례 변경됐습니다. 

<뉴스버스>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곳" 이라며 "수사정보정책관은 대개 검찰총장의 최측근이 포진돼 검찰총장의 눈과 귀가 되기도 하고, 소위 '장자방' 역할도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그가 근무했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서실과 같은 역할을 했고, '판사 사찰 문건' 작성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입니다. 

2월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급(차장·부장검사) 인사를 앞두고는, 윤 전 총장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손 검사는 대검에 꼭 남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윤 전 총장과는 각별한 사이다. 손 검사는 윤 전 총장이 올해 3월 옷을 벗자, 한직인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났다. 대검 관계자는 "한동훈 검사장이 윤 전 총장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지만, 손 검사가 진짜 오른팔"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보도를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 검사와 각별한 사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의 오른팔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면 김건희씨 등 가족 관련 업무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실제로 고발장을 보면 뉴스타파 PD는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MBC 기자는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김건희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버스>는 "고발장의 고발 이유를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옹호하는 문구로 구성돼 있다" 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는 원인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 때문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윤석열 지키기'처럼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손준성 검사는 9월 6일 입장문에서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하였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당은 오히려 손 검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총장 오른팔인 손준성 범죄정보기획관과 김웅 총선 후보자의 결탁은 어떠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검찰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며 "감찰 사건이 아니라 당장 수사로 전환해야 할 사건이다. 빨리 손 검사 개인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금 문제 되는 손준성 검사를 대단히 가깝게 활용한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그걸 넘어서서 윤 전 총장과 손 담당관 사이에는 그 이상의 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와의 관계를 밝힐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대선 예비후보라는 점에서 유야무야 넘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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