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원희룡 예비후보와의 통화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시작되자 녹취록을 공개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원 후보는 "지난 12일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원 후보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가 정리된다고 한 것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었다며 "(이준석 대표의)특정 주자에 대한 부분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불공정의 시비와 회오리 속에 당 대표가 있어서 너무 위험하다"며 "당 대표는 당의 어른이다. 나이가 많아서 어른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을 모으고 품어내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한테 도전하고 토를 다느냐는 식으로 일일이 반박하는 것은 말싸움이지 리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원 후보의 주장에 대해 국회방송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있으시면 제가 '윤 전 총장을 주어로 말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달라"며 진실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표는 "제가 어떻게 정리한다는 말인가. 제가 그럴 능력이 있나. 손가락 튕기면 정리하는 능력이라도 있다는 것인가"라며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후보 지지율도 잦아든 측면이 있다. 갈등이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윤 전 총장) 캠프도 격앙된 분위기를 자제하고 갈등이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원희룡 예비후보와의 녹취록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원희룡 예비후보와의 녹취록 

이준석 대표는 1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 후보와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게시했습니다. 

녹취록을 보면 '참석자2'(원희룡 예비후보)는 "우리 캠프로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요"라며 "자문을 구할 n분의 1 한사람이 필요하면, 저나 저희쪽 사람한테 '자문을 구하는 겁니다 하면 네 저희는 철저히 자문의 입장에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참석자1'(이준석 대표)은 "너무 걱정 마십시오. 지금 초기에 제가 봤을 때는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세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이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윤 전 총장과 지도부와의 '갈등이 정리, 즉 봉합된다'는 의미로 말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원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여의도 연구원> 자료(지지율 분석이나 하락 요인 등)를 근거로 윤 전 총장을 '정리 해고'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라는 의미를 '갈등의 정리'로 봐야 할지 '윤 전 총장에 대한 정리'로 볼지는 녹취록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아 녹음본이나 전체 대화록 등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님께 이 사안과 관련해 누차 연락을 드렸으나 늦은 시간이어서 연결이 안 된다"면서 "저는 이제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당 개혁 작업을 위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구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 후보 측은 18일 오전 9시 '이 대표 발언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원 후보가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또 다른 녹취록을 제시하거나 증거를 공개한다면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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