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사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두 달 만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9일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오는데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원인은 언론이 잘 알고 있지 않느냐. 그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조금은 달라졌다. 하지만 원인을 알고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국정운영 수행 평가에서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은 것을 '데드크로스'라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개월, 이명박 3개월에 비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만에 데드크로스를 맞았다. (박근혜 16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 20개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하자마자 탄핵 얘기가 나오는 등 정치적 영향이 강했고, 이명박은 미국 소고기 촛불 집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윤 대통령의 데드크로스는 외부의 요인이 아닌 본인에게 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버티다 못한 김 여사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했고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임 이후 봉하마을과 해외순방 동행인 등의 비선 논란이 터졌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용한 내조를 기대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윤 대통령은 장관들을 인선했다. 하지만 후보자들은 자녀 편입 특혜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 선거자금법 의혹 등으로 연이어 자진사퇴했다. 이런데도 윤 대통령은 "이전 정부보다 도덕성이 탁월하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지난달 한국갤럽이 조사하고 7월 1일 발표한 국정 수행 부정 평가의 이유로 '인사 문제'가 18%로 가장 높았다. '경제 민생 살피지 않음' 10%, '독단적·일방적' 8%, '경험과 자질부족·무능'  6%보다 2~3배 높을만큼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윤 대통령은 인사가 잘됐다며 고집을 부렸지만, 국민은 인사가 문제라고 답을 내놓았다. 

지난달 14일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이 물가 상승과 주가 폭락 등 경제 위기 상황 대처 방안을 묻자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일에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는 마당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7월 18일 발표한 국정운영 평가에서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경제위기 대책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66.3%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8.4%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하는 이유는 특별한 게 없다. 국정을 제멋대로 운영하고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무능'과 '독단'이다. 

독일군 장교나 상사의 유형으로 '똑똑한고 부지런한 유형',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 '멍청하고 게으른 유형', '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이 있다고 한다. 가장 최악의 장교이자 직장 상사로 꼽히는 것이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멍청하고 부지런한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사개요: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

 - 조사기간: 2022년 6월 28~30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9.1%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 조사기간: 2022년 7월  15~16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6.7%
- 의뢰처: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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