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무시하고 갈등 유발
제주판 대장동사업 설계자이자 기획자로 지목
시민단체 "국토부장관 지명 즉각 철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소개 후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소개 후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초대 내각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을 지명했습니다. 

원희룡 위원장이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예상하지 않은 인선이라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원 위원장이 부동산이나 교통 분야의 전문가도 이력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윤 당선자는 내각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부동산이야말로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의 핵심 분야"라며 "원 후보자는 이러한 당선자의 철학과 의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제2공항 도민공론조사 무시하고 강행한 원희룡 

▲2021년 3월 10일 제2공항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
▲2021년 3월 10일 제2공항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

원희룡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이던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갈등이 심해지자 도민들에게 물어 결정하자는 방침이 나왔습니다.

2021년 제주도 기자협회 소속 9개 회원사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요청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건설 반대 의견이 51.1%로 찬성 43.8%보다 오차범위를 넘어 많이 나왔습니다. 

원 지사는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결과가 나왔음에도 성산읍 주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강행하겠다고 밝혀 큰 논란이 됐습니다. 

시민단체와 홍명환 제주도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는 지역 간의 찬, 반 비율을 들먹이며 도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좌남수 도의장도 고영권 정무부시장을 불러 "제주도가 도민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는 도의회와의 합의를 파기했다"며 항의했습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를 갈등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며 반목과 분열의 섬으로 전락시킨 자가 국토부장관이 된다는 것은 곧 국토부가 전국의 국책사업에 있어 국민의 민의를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국토부로 하여금 국토와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더욱 심화시켜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대장동1타 강사? 원희룡, 오등봉민간특례사업 의혹 당사자 

[동아일보] ‘대장동 1타강사’ 원희룡, 부동산 정책 대수술 이끌 국토장관에 깜짝발탁

[중앙일보]  대장동 1타 강사→국토부 장관 후보자…원희룡 반전 발탁

[한국경제] '대장동 1타 강사' 원희룡, 尹정부 부동산 첫 책임자로

원희룡 후보자가 국토부장관에 내정되자 언론은 대장동 1타 강사가 발탁됐다며 마치 부동산 공정성을 추구하는 전문가처럼 포장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원 후보자는 제주에서는 오등봉 민간특례사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제주시 오등봉공원은 2001년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지만 2019년까지 공원을 조성하지 않다가 갑자기 지상 15층 1429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민간특례사업으로 추진됩니다. 

2016년 처음 추진 당시 제주도와 제주시는 '공원 기능 상실', '자연경관 훼손 및 하천 오염', ' 교통혼잡 가중', 지역 주민 반대' 등의 이유로 민간특례사업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사업을 강행하면서 각종 의혹과 특혜 시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오등봉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론화 등 비공개 검토를 지시했다. ⓒ제주도
▲원희룡 지사는 오등봉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론화 등 비공개 검토를 지시했다. ⓒ제주도

오등봉민간특례사업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과 아파트 개발로 인한 민간사업자 수익이 5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대장동과 유사한 의혹 투성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오등봉 민간특례사업 의혹의 핵심은 원희룡 제주지사였습니다. 원 지사가 사퇴하고 대장동1타 강사라고 나섰을 때 도민들 사이에서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제주도 시민단체는 "제주판 대장동사업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오등봉공원 사업의 설계자이자 기획자로 지목되면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자가 원희룡"이라며 "윤석열 당선인은 원희룡씨에 대한 국토부장관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공정과 상식, 협치와 소통의 정신에 따라 제2공항 백지화를 당장 선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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