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국정조사 촉구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기자회견 중 고 박가영 씨 어머니의 발언 영상입니다. 아래는 전문입니다.
대통령은 사과하십시오.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하십시오.
저는 박가영 엄마입니다. 7300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들입니다 만 20살 생일에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만 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습니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3번의 방학 동안 23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1천여만 원의 돈을 모았습니다. 왜일까요.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 자금으로 모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묘 자리를 사는 데 쓰이게 됩니다.
아이가 사고가 났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순천향병원으로 갔는데 아이의 신원이 확인이 되지 않아서 보여줄 수가 없다며 밤새 병원 앞에 세워두었습니다. 그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구의 희생자들이 이동되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친구가 구급차를 함께 탔었고 구급대원이 전화를 받고 아빠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도 무연고자 취급을 받으며 12시간을 넘게 이곳저곳을 끌려다녔습니다. 저는 밤새 병원 앞 길바닥에서 기자들이 하는 말들을 동냥하듯이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곳에는 말단 공무원 하나 나오지 않았고, 어떤 상황인지도 설명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동이 트니 정신이 들어 서울 시내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보고 이동하면서 미친 듯이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냈습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던 용산경찰서장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릅니다. 여태껏 어떤 기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는 기관도 없습니다. 이 정부는 도대체 할 줄 아는 것도 아는 것도 없습니다. 무능해도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는지 잔머리들은 왜 이렇게 빠른지 도대체 어떤 대가리에서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인지 답답하고 분노가 치밉니다.
명단 공개가 패륜이라고요.. 명단 비공개는 은폐입니다. 유가족이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잊지 말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기억하고 여야가 기억하고 정부가 기억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 남아있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해달라는 우리들의 울부짖음입니다.
어제 장제원 의원은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국정조사 합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당신의 아들은 살아있다고 안심되십니까 안심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 있는데 어떻게 안전하겠습니까. 당신도 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아이들의 생사가 아들의 생사가 늘 노심초사 늘 걱정일 것입니다.
정진석 의원은 민주당이 요구한 이상민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갑툭튀라고 망언을 합니다. 왜 입으로 똥을 싸십니까 참사가 일어나고 희생자가 생겼는데 조사조차 안 하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당신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시키는 것만 하겠다는 땡강쟁이이거나 안하무인, 파렴치한입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사건이 일어나면 조사를 하고 잘잘못을 가리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사과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단도리를 합니다.
진정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그 자리에 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이 되고 국정조사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된다고 또다시 입으로 똥을 싸시면 당신들의 아들과 딸들은 쪽팔려서 이 땅에 살 수가 없습니다. 살 수 있겠습니까 제발 정상적인 사고를 하십시오 그리고 이상민 파면하시고 국정조사에 엄중하게 임하십시오
대통령께 말씀드립니다. 이 땅의 부모들은 세월호를 잊지 않았고 이번 참사를 기억할 것입니다. 이번 참사로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살아남았다는 안도와 상처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남아있는 아이들의 미래보다는 아이들의 만수무강을 기도해야 될 것이고 어디에든 있든지 아이들의 안전이 불안하여 노심초사해야 될 것이며 늘 생사를 확인해야 되는 트라우마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 유가족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 자식을 둔 부모들은 위로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외로워서 죽는 것이 아니라 위로받지 못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죽게 생겼습니다. 우리에게 위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입니다.
저는 아이의 빈소를 찾아가 늘 이렇게 사과를 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잘못됐다고 용서해 달라고 ...
어제 뉴스에 대통령은 사과를 했는데 왜 자꾸 사과하라고 하냐고 말이 나오더군요. 언제 하셨습니까 종교 행사에 가서 유감을 표시했지 아이들에게 추모도 했다고 하는데 어디다 하셨습니까 국화꽃이 슬프다고 합니까 국화꽃이 억울하다고 합니까 국화꽃은 좋겠습니다. 대통령의 추모도 받고
대통령은 사과하십시오.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하십시오. 피지도 못하고 꺾인 우리 아들도가 유족들에게 지켜주지 못해서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진심으로 사과하십시오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위로입니다. 대통령의 사과로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행안부 장관의 파면으로 재발 방지 대책으로 피지도 못하고 꺾인 꽃들을 유가족들을 이 땅의 부모들을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켜 주십시오. 새끼 잃은 어미는 절규합니다.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이 땅에 우리 아들 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한 정부로부터 여러 고비를 거치며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어떤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살아 남으십시오 그래서 부모를 장례식장으로 부르는 일은 없도록 하십시오
부모는 자식을 장례식장에서 맞닥뜨리면 여러분들을 위해 대신 살아줄 수가 없습니다.
그날로 함께 인생을 죽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여러분에게 각자 도생하라고 합니다.
개인의 안전은 개인이 책임지라고 합니다.
취업이 안 돼도 생활고를 걷어도 사회로부터 외면당하여 마음에 병이 들어도 길을 가다 목숨을 잃어도 정부는 심약한 너희들이 문제라고 합니다. 이 나라에는 책임지는 정부는 없습니다. 힘이 되는 정부도 없습니다. 다음 세대를 세워줄 정부도 물론 없습니다.
다음 세대는 누구나의 미래가 아니라 각자가 근근이 연명하거나 강하게 치열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차별입니다. 이 정도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 것처럼 여러분의 미래를 훔치고 도둑질하고 있습니다.
도둑질당하고 매 맞고 천대받고 조롱당하고 있는 정부로부터 학대받는 우리들의 아들 딸들이여! 그래도 꼭 살아남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되도록 분노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천하보다 귀하고 귀한 우리의 보물입니다.
그래서 이 엄마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저 무책임한 사람들이 책임지고 물러날 때까지...
새끼 잃은 어미의 절규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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