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 "한 대표, 대통령과 신뢰 회복해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과반인 62.8%를 득표하며 결선 투표 없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폭로와 폭력, 막말로 얼룩진 상처뿐인 전당대회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혼탁했습니다. 앞으로 한 대표의 정치력 시험대가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용산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의 관계입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에서 일제히 언급한 대통령과의 관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문제다." <조선일보>
"또 불편해진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하루빨리 복원해 안정적 당정 운영을 이뤄내야 한다." <중앙일보>
"이번 전대에서 용산 대통령실은 짐짓 ‘불개입’을 표방했지만 난데없는 ‘문자 소동’에서 보듯 한동훈 체제의 등장을 껄끄러워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동아일보>
24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尹·韓 충돌, 국정과 국민 위해 여기서 끝나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노골적으로 두 사람이 더는 충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번 전당대회의 갈등과 내분의 근본적인 원인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대결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양측이 충돌하는 것은 결국 김건희 여사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선일보>는 "더 이상 갈등은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시로 소통·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국정도 성공할 수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을 피합니다.
<동아일보>는 "[사설]與 새 지도부 선출… ‘한동훈 체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서 " 용산이 부담스러워하는 이슈인 김 여사 문제나 채 상병 특검 문제 처리 등을 놓고 격렬한 ‘윤-한’ 충돌 가능성도 있다"라며 두 사람의 충돌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중앙일보>는 "73년생 한동훈에 당황하셨어요?"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당장 그의 대응이 궁금하다"라고 얘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응은 이원석 검찰총장을 패싱한 서울중앙지검의 김 여사 조사입니다. <중앙일보>는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당했던 '식물총장' 논란을 언급하며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하극상이라며 지검장 파면을 요구했다며 한동훈 대표의 입장을 묻습니다.
아울러 "채 상병 특검을 대법원장이 추천하자고 한 제안은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국면 전환용 방법론일 뿐이었나"라며 "야당 대표는 말만 그럴싸하게 한다고 될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합니다.
윤석열 키즈였던 한동훈... 달라진 두 사람의 관계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대표적인 친윤이자 '윤석열 키즈'라고 불린 인물입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인연을 가리켜 브로맨스(남성 간의 뜨거운 우정과 유대를 일컫는 표현)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2003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계기로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되면서 한 대표를 대검 반부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시켜 최연소 검사장 타이틀을 줄 정도로 두터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선 뒤 한 대표를 법무부장관에도 임명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영입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영부인 리스크 발언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 측은 사퇴를 거부했습니다.
총선 참패 이후 한 위원장은 사퇴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요청을 거절하는 등 두 사람의 갈등은 계속 깊어만 갔습니다. 당대표 출마 이후엔 한 후보가 김 여사에게 받은 문자를 두고 또다시 격돌합니다. 그리고 전당대회 내내 김 여사 특검을 두고 친윤과 설전을 벌입니다.
윤석열 키즈가 대통령의 견제 속에서 당당히 여당의 당대표가 됐습니다. 거대 야당의 압박 속에서 김건희 여사를 지켜야 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선 예전 부하 검사 대하듯 누를 수만 없게 됐습니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의 눈치를 봐야 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갈등과 충돌의 크기와 파장에 따라 김건희 여사 문제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운명도 바뀌어질 수 있습니다. 보수 언론들이 전당대회 다음날 사설을 통해 일제히 두 사람의 화해를 요구하는 이유일 겁니다.
관련기사
- 국힘 전대 참석한 윤 대통령, 유난히 '하나' 강조한 이유는?
- 휴대폰까지 제출한 검사들, 수상했던 김건희 출장 조사
- 쿠데타 같은 검찰총장 패싱 '김건희' 조사... 누구 지시?
- 한동훈 "나경원 청탁 말하고 '아차'했다"... 조국 "자백쇼"
- 한동훈 "나경원, 공소 취하 부탁" 폭로... 나경원 "한 후보 입이 리스크"
- 국힘 전당대회, 지지자끼리 난투극... 태극기부대 재연?
- 김건희 문자 전문 보니... "대통령이 역정 내서 맘 상했을 것"
- 정치 '친윤·비윤'은 알겠는데... 국힘 전대 앞두고 등장한 '창윤', '절윤'
- 김건희, 책은 버리고 디올백은 보관?... 대통령기록물이라더니
- "저의 패배이지"... 한동훈 글을 두고 나온 말말말
- 한동훈 비대위원장 전격 사퇴 "민심은 언제나 옳았다"
- "왜 이런 말을 대통령실에서"... 계속되는 '윤심 공천' 논란
- 한동훈 원외 당대표, 채상병 특검법 강행할 수 있을까?
- 한동훈은 친윤 정점식을 몰아낼 수 있을까
- 김경수 복권, 이재명 아닌 한동훈 견제용?... 윤·한 갈등 재점화
- 윤 대통령-한동훈 비공개 만찬 어려운 게 술 때문?
- 한동훈, 146일 만에 당대표 사퇴... 그는 왜 실패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