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나온 '웃기고 있네'
대통령실 수석들 '사적 대화, 공개할 수 없어'
주호영 위원장 '퇴장 조치'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증인으로 출석한 수석들이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11월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는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진행됐습니다. 국감 도중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회의장은 뒤집혔습니다.
<이데일리>가 공개한 사진에는 '웃기고 있네'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문구는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노트에 적혀 있었습니다. 또한, 옆에 앉았던 김은혜 홍보수석이 문구를 펜으로 지우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사진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기사를 봤다"면서 위원장에게 "이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서 퇴장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운영위원장이었던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누가 쓰신 겁니까?"라고 묻자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김 수석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며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적었다"면서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오해를 빚어지게 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단연코 이 부분이 위원님의 발언이나 국감 상황 관련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강 수석이 "사적으로 어제 일 가지고 얘기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하자 주 위원장은 "혹시 사적 대화 내용을 말씀하실 수 있느냐"며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강 수석은 "그건 얘기드릴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주 위원장이 "그런 걸 바로 공개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다"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지만, 강 수석은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발했습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웃기고 있네'라는 것은 웃기고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라며 "김은혜 거짓말 여왕은 계속 거짓말로,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질타했습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두 수석이 아주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본다"며 "기관장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과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의원들 발언에 대해 (메모)한 거면 심각하고, 아니어도 국감장의 태도는 아닌 걸로 보여진다"며 "일단 엄중 경고 조치하고 이후 조치는 양당 간사들끼리 논의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정회 이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원인 규명하고 책임 규명하기 위해 엄숙하게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위"라며 "퇴장 조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네 차례 (국감 증인을) 수감 태도를 이유로 퇴장시킨 일이 있었다"면서 두 수석에게 퇴장을 지시했습니다. 결국, 두 수석은 위원장의 조치에 따라 국감장에서 나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