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안가에서 김건희 만난 이봉관 국가조찬기도회장... 국가조찬기도회 임원들 이력 논란

▲ 2022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씨 부부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인삿말 © JTBC 유튜브 갈무리
▲ 2022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씨 부부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인삿말 © JTBC 유튜브 갈무리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구속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일명 '나토 목걸이' 등을 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가 결정적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이 회장과 윤석열씨, 김건희씨가 한 자리에 있었던 2022년 국가조찬기도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봉관 회장은 독실한 개신교인으로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 임기 첫 해 윤씨 부부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은 이 회장의 간곡한 요청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 회장은 "우리 김건희 여사님께서도 대통령 못지않게 바쁘신데 이렇게 같이 오셨다. 제가 반드시 같이 안 오시면 안 된다고 제가 강력하게 주장을 했다"고 말했고, 김씨는 화답하듯 일어서서 인사를 했습니다.

이 회장은 김건희 특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지난해 김 여사가 삼청동 안가(안전가옥)로 불러 응했다"며 "두 차례 정도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이 시기는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준 명품 장신구를 돌려받은 이후로,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다'는 취지의 김 여사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국가조찬기도회 임원들

대통령 배우자가 안가까지 초대할 정도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재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가라고 묻는다면 선뜻 긍정의 대답을 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가조찬기도회와 개신교라는 종교적인 연관성으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회장이 요청해 윤석열씨 부부가 참석했다는 '국가조찬기도회'를 구성하는 회장과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봤습니다.

우선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수천만 원대의 사치품을 제공하면서 사위 인사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성철 명예회장이자 신원그룹 회장은 300억원대 사기 파산·회생 혐의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바 있습니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인물입니다. 안창호 이사는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전관예우 논란과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윤석열 탄핵 심판을 두고 수사 방어권 안건을 상정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사인 김선규 회장의 호반그룹은 편법 승계 의혹을 받은 것과 더불어 부당 내부거래 행위(일감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습니다(호반건설이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하면서 과징금은 243억 원으로 줄었다 - 편집자 말).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명지대 재정파산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학교법인 이사직 승인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권모세 아일랜드CC 회장의 아들 권아무개씨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습니다.

국회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찐윤'으로 윤석열 탄핵 반대와 석방을 요구하는 극우집회에 참석했던 정치인입니다. 특히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을 공천 주라'고 나한테 얘기한 적 없다"고 호언장담했다가 특검 수사에선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윤석열씨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국가조찬기도회는 1966년 '대통령조찬기도회'가 시작입니다. 당시 김준곤 목사는 "하나님이 군사혁명을 성공시켰다"고 설교했습니다. 특히 전두환이 12.12 쿠데타를 성공한 뒤에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그를 위해 '나라를 위한 조찬기도회'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해 논란이 됐고, 박근혜 정권에선 소강석 목사가 "세계 몇몇 유명 여성 정치인들 있지 않느냐. (박 대통령은) 완전 차별화가 되셨다. 그들도 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그러나 대부분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튼튼한 거구를 자랑하는 분들이지 않느냐"라며 여성 신체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는 '국가조찬기도회' 이 모임이 걸어온 길과 회장·임원들의 과거 논란을 보면 그들이 개신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유튜브에서 최경영TV를 운영하는 최경영 전 KBS·뉴스타파 기자는 국가조찬기도회를 가리켜 "저런 모임 자체가 예수님 모략하고 탄압한 2천년전 바리새인들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인다. 보이려 하고. 드러내려 하고. 떼로 몰려다니고. 기도하고 싶으면 조용히 집에서 하자"라며 "위선적이다. 난 저런 모임들이 부패 또는 합법적 부조리의 온상이라고 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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