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가장 영향을 받은 인물로 이승만, 박정희를 꼽았다. © 유튜브 갈무리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가장 영향을 받은 인물로 이승만, 박정희를 꼽았다. © 유튜브 갈무리

6·3 대선을 앞두고 각 당 후보들이 TV는 물론이고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홍보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28일 오전 8시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영상을 보면 "대선후보 김문수가 홍진경에게 최초로 공개한 극좌파에서 보수 전향한 이유 (+마지막 키스, 전기고문)"이라는 제목처럼 김 후보가 노동운동가에서 보수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유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김 후보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로 아버지와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방송인 홍진경씨가 "미워했던 존재에서 영향을 받은 인물이 되기까지 김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주셨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김 후보는 공산주의의 패망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는 "러시아 혁명, 중국 공산당 혁명에는 평등하고 세금도 없고 빈부 격차도 없다고 배웠다"면서 "소련이 붕괴되고 소련에 갔다 온 친구들 얘길 들어보면 오히려 더 가난하고 불평등하고 자유도 없었다. 그 실상을 보면서 내 생각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승만을 "학생 운동권 1세대"이라며 추켜세웠고, 고속도로를 만든 박정희의 업적을 강조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외침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한 장면 © 전태일 열사 기념사업회
▲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한 장면 © 전태일 열사 기념사업회

그러나 일각에선 김 후보의 주장이 왜곡됐다고 지적합니다. 자칫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목적이 공산주의 혁명에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결정적 사건 중의 하나로 꼽히는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평화시장 내 피복가공 공장 여공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면서 했던 말은 공산주의 혁명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는 외침이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은 당시 노동현장에 만연했던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환경과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됐습니다. 

1979년 신민당 당사에서 농성했던 YH무역 여공들이 들고 있었던 현수막에는 "배고파 못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가발 수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YH무역은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하며 번 막대한 외화를 빼돌렸고, 은행 부채가 급증하자 위장 휴업 등을 이유로 노동자를 대량해고했습니다. 

역대 독재정권은 노동운동을 하는 이들을 "빨갱이"이라며 간첩으로 몰아갔습니다. YH사건으로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직무 정지에 국회의원 제명까지 됐고, 결국 부마항쟁까지 이어지는 단초가 됐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는 일부 활동가들이 사회주의 사상가였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노동운동=사회주의"가 아님은 그 누구보다 김문수 후보가 더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김 후보와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부인 설난영씨가 "저 노조의 ‘노’자도 몰라요. 제가 노조 하게 생겼습니까?"라며 "일반 사람들이 생각할 때 노조는 아주 그냥 과격하고, 세고, 못생기고"라고 발언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설씨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희화화시키다 나온 얘기"라며 해명했습니다. 

김문수 "고문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유튜브 갈무리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유튜브 갈무리

김문수 후보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고문받을 때"라고 답했습니다. 김 후보는 는 1986년 인천 5.3 민주항쟁을 주도하다가 체포돼 징역 3년을 선고(소요·국보법 위반·집시법 위반) 받고 복역했습니다.

김 후보는 당시를 회상하며 "군인들이 국회의원들의 귀싸대기를 때리고 뒤집어 엎고 난리가 났다"면서  "자신도 남영동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계엄의 폐해와 공포를 잘 아는 김 후보는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 날에서야 계엄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언급하며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고문이 가장 힘들었다고 대답한 김 후보의 발언과 달리, 계엄을 윤 대통령의 통치 행위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애창곡으로 '찔레꽃'을 부르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애창곡으로 '찔레꽃'을 부르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김문수 후보가 출연한 영상을 AI로 요약했더니 보수로 전향한 이유와 배경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김 후보의 이런 모습이 '색깔론'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김 후보는 자신의 애창곡이 '찔레꽃'이라며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그런데 '찔레꽃'이라는 노래는 노랫말에 "붉게 피는 남쪽나라", "못 잊을 동무야"라는 구절 때문에 한 때 금지곡이었습니다. 

이날 김 후보는 "5월 노래", "늙은 군인의 노래"도 불렀습니다. 김 후보 입장에선 옛 추억을 떠올리는 예능 차원에서 불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2025년에도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한편,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채널에서는 '홍진경을 찾아온 3명의 대선 후보' 시리즈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출연했습니다. 이들의 영상은 28일 후보에 따라 오전 8시 (김문수 후보), 오후 1시 (이준석 후보), 오후 6시 (이재명 후보)에 각각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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