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채용비리에는 국정조사, 인사청문회 요구... 심우정 검찰총장 딸 특혜 의혹은?

심우정 검찰총장 딸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 특혜 의혹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외교부는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자격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에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습니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습니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공고를 변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용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자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에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를 보면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에서 제외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에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경력에 적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습니다. 

당시 심씨의 지도교수 JTBC와의 통화에서 "조교로서의 경력 사항을 증명서로 끊어준 것"이라며 "실무 경력으로 인정할지 말지는 채용 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같은 기간 재학했던 졸업생은 "조교 역할을 취업 과정에서 실무경력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관위 채용비리 의혹에는 목소리를 낸 국힘, 검찰총장 딸은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졌지만 국민의힘은 그다지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중앙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2월에는 국정조사와 선관위 사무총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3월에는 특별감사관법을 발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섭·김용태·박충권·우재준·조지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선관위의 채용 비리 척결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며 야당인 민주당이 채용 비리 척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랬던 국민의힘이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과거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합니다. 

2012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던 김성태 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시킨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2년이 확정됐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도 있습니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인사 담당자에게 권성동 의원 비서관이 단독 채용될 수 있도록 채용 조건을 변경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최 전 사장은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 관련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강원랜드와 지역사회 현안이 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채용 청탁을 들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법원은 권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및 면접 점수 조작 등은 있었"지만, "권 의원이 직접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권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를 막았다는 외압 논란도 불거진 바 있습니다.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은 대한민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총장 딸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국민의힘이 선관위 채용비리 의혹처럼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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