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필기시험 없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로 선발
누리꾼들 "지원자가 없어 선발 문턱 낮췄다"
해병대 부사관 지원율 매년 감소... 급여인상에도 신뢰 잃어
해병대가 2024년(406기)부터 부사관후보생 선발 과정에서 필기기험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육군, 공군, 해군, 특전사 등 타군 부사관후보생 선발 과정에는 필기시험이 남아 있어 논란이다.
해병대는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사관 필기시험 변경사항을 공지했다. 기존에는 필기시험인 간부선발도구(KIDS) 시험 90점과 한국사능력검정 10점을 합쳐 100점 만점으로 1차 전형이 이루어졌지만 변경된 이후에는 고등학교 성적(60점)과 출결 (20점) 등 80점으로 바뀌었다. 한국사능력검정은 필수가 아닌 가점 적용에 그쳤다.
2차 전형 방식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면접 60점과 '국민체력인증100' 40점이었지만 면접 80점과 '국민체력100' 40점 등 총 120점으로 바뀌었다. 면접 점수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올 것이 왔다"... 해병대 부사관 지원율 낮아 필기시험 폐지?
해병대가 부사관 필기시험을 폐지했다는 소식은 온라인커뮤니티에 가장 먼저 퍼졌다. 누리꾼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지휘관이 자기 업적하나 올리겠다고 사병을 죽이고 나머지 인원 억압하고 처벌도 받지 않는 곳을 아직도 가는 사람이 있다고?"라는 댓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부하가 죽었는데 지휘관이 숨는 당나라 군대"라며 채모 상병 순직 이후 벌어진 해병대 사령관과 사단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해병대 병 출신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애국마케팅하기에는 죽어도 책임 안 지려고 하고, 누군가는 독박쓰고 군복을 벗고, 열정페이에 누가 하느냐"라며 작금의 해병대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누리꾼은 "인기가 없어지면 채용 선발 문턱을 확 낮춰버리는 건 당연하다"며 해병대 부사관 지원율이 낮아지니 필기시험을 폐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급여인상에도 해병대 부사관 지원자 감소할 수도
지난해 해병대 부사관 403기 입소식 인원이 14명뿐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해병대 측은 "현역병 부사관이 합류하면 42명"이라며 "임관하는 해병대 부사관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병대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해 12월 19일 입영한 해병대 부사관 404기의 최종 합격자는 현역부사관을 포함해 총 134명이었다. 다만, 해병대 측이 항상 공개했던 입소식 사진을 올리지 않아 최종 입영자가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3월에 입영하는 해병대 부사관 405기의 경우 1차 합격자는 남녀 부사관과 항공, 수색, 고3 예비 부사관을 모두 합쳐 92명이다. 2차 합격자 모두가 최종 합격해 입영을 한다고 해도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해병대는 지난 2022년 신규 부사관 임용을 733명으로 계획하고 여유 있게 1115명을 선발했다. 중도 탈락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자는 선발인원에 미달된 1092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400여명이 임관을 포기하면서 실제 선발된 부사관은 목표 인원의 89.6%에 불과한 657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국방부는 군 초급 간부 급여를 2027년까지 중견 기업 수준으로 인상된다고 밝혔다. ‘2023~2027년 군인복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일반 부대 하사는 3296만원에서 2027년 3761만원으로 14% 인상되고 GP(최전방 감시 소초), GOP(일반 전초) 등 경계 부대 하사는 3817만원에서 2027년 4904만원으로 28% 오른다.
해병대 부사관은 타군에 비해 고된 훈련으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매년 부사관 지원율이 타군에 비해 떨어졌다. 해병대사령부는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으로 지원율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지휘관과 해병대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지금보다 더 지원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