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새해가 됐는데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 돌아온 뒤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2022년과 비교하면 '잠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조용하다.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명품백 수수 의혹 동영상까지 공개된 상태라 어설픈 대응보다는 침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끝까지 버틸지는 의문이다.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조선·중앙·동아일보조차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1월 2일 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밀며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아울러 "공정하게 특검을 구성하고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라는 게 국민 다수의 뜻"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이해를 구하고 총선 이후 특검 실시 약속"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특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대통령 선거 때는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선거 후 김 여사의 처신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라며 "특히 최근 불거진 명품 가방 문제가 특검을 거부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 형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1일 자 '최훈 칼럼' "퍼스트레이디 스트레스 해소하고 가야"에서 노골적으로 김 여사의 행적을 들췄다.
2021년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권유하러 정치인들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방문했을 때 김 여사가 "우리가 입당하면 저를 보호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김 여사가 해외 순방 중 명품 편집 매장을 들렀다는 사실과 명품백 수수 의혹도 지적했다. 특히 "디올 백을 받은 건 아무런 변명의 여지가 없는 과오였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특검 법안 찬성 70%는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국민의 스트레스 지수"라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특별감찰관제를 도입, 아예 야권이 추천하라고 하는 건 어떨까"라고까지 제안한다.
<동아일보> 김순덕 기자는 3일 자 "역사의 동력, 대통령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나올 수 있다"라는 칼럼을 통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기자는 "설령 대통령 부인이라 해도 국민은 권력을 위임한 바 없다"면서 "공적 영역에 사적 관계를 앞세운다면, 그것도 일종의 부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 중 윤 대통령이 가질 예정인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멋지게 대신 사과해줬으면 좋겠다"면서 "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을 설치해 김 여사의 조용한 활동을 보좌하겠다고 밝힌다면, 모질지 못한 우리 국민은 김 여사와 화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가 등을 돌리면 바로 탄핵감'이라는 말이 있다. 박근혜씨 탄핵 당시 보수 성향이자 우군이었던 조중동이 태세를 전환해 박씨를 공격했던 사례에서 나온 말이다.
일각에선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선택했다는 말도 나돈다. 실제로 보수성향의 언론들이 한 위원장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저를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던 이유가 지금에서야 이해된다. 하지만 지금은 강력한 우군이었던 조선·중앙·동아일보조차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수 언론의 경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이 그의 남은 임기와 총선에서의 승패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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