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 자작극이라고 주장... 보수 성향 일부 언론도 의혹 제기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쇼'라는 발언 나와

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한 뒤 극우성향 유튜버들과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황당한 주장과 '가짜뉴스'가 나돌았다. 

가장 많이 나오는 주장이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다. 한 극우성향 유튜버는 이 대표 측에서 총선 200석을 노리고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총선용이라며 선거 직전에 해야지 왜 지금 하냐'라는 반박과 함께 '누가 목숨을 걸고 이런 식으로 자작극을 벌이느냐'라는 반론도 나왔다. 

또 다른 극우성향 유튜버는 "한동훈 지지율이 오른 뒤 발생한 피습 사건"이라며 '한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을 막기 위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보수 성향 인터넷 언론에서는 '이재명 피습... 칼 아닌 '나무젓가락' 의혹'이라는 기사를 통해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본문에는 "실제 인터넷 영상으로 확인된 영상을 보면 (중략) A씨에 날카로운 물체가 들려있었다면 이 대표는 그 자리에서 숨졌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라는 등의 추측성 내용이 담긴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부산경찰청에 마련된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를 피습한 피의자 김아무개씨가 소지한 흉기는 18cm였고,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며 그를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이재명 피습이 주작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주작의 이유로 너무 허술하게 찌르고 이 대표가 기절한 척을 하고 혈흔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음모론에 대해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면 '퍽'소리가 날 정도로 강한 소리가 났고 범인은 과감하게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주작이라고 하기에는 목이라는 부위가 굉장히 위험한 부위"라고 반박했다. 

피습 직후 민주당은 이 대표가 출혈은 있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피습 현장을 근접 촬영한 <연합뉴스> 사진을 보면 당직자들이 이 대표 목을 지혈하고 있는 모습도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는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런 음모론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혹시라도 신당을 지지하는 분들 중에서 여기에 대해서 음모론이라는 걸 얘기하는 분들이 좀 없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면서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무슨 유튜버 중에 보면 '이게 조작극이니' 뭐 이렇게 하는 분들이 있었다. 보수 유튜브 분들은..."이라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극단적인 그런 사람들 때문에 여론이 형성되고 이런 걸 막아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 피습 관련 가짜뉴스가 증가하자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 가짜뉴스 방송제보'를 통해 가짜뉴스를 제보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피습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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