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을 표결을 마치고 나서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을 표결을 마치고 나서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왔다. 이를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는 물론이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비명계는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당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친명계는 비명계가 공천을 염두에 두고 조직적으로 반란을 했다며 이들을 내년 총선에서 배제하고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두 계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개딸(개혁의 딸)과 문자테러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이재명 후보를 환영하는 피켓을 든 개딸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이재명 후보를 환영하는 피켓을 든 개딸들 

이재명 지지자를 뜻하는 속칭 '개딸'(개혁의 딸)들을 중심으로 반명계 의원들을 향한 문자 보내기와 공천 배제를 통한 심판론의 목소리가 높다. 

반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문자 테러이며 지나친 팬덤이자 당을 갉아먹는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정치인을 추종하며 지지하는 행태를 삐뚤어진 정치 문화라고 하지만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의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시민들이 자신들을 대신해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려줄 인물을 선택한다.

이러한 간접민주주의 체계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인물을 지지하고 그 인물의 성공을 위해 대척점에 있는 정치인을 향해 반감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 행동이 정당의 존립을 위협하거나 선거법을 어기는 등의 위법 행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은 투표의 결과로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 자신에게 반감을 갖는 사람들의 문자 테러가 싫다면 더 많은 지지자를 보유하면 된다. 지지율과 지지 세력이 얼마나 크고 확장성이 있느냐는 정치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세력 간의 갈등도 결국 어느 누가 더 지지를 받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면에서 반명계 의원들의 불만은 공천 외에는 금배지를 달 수 없는 허약한 취약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수박과 이낙연 전 대표 영구제명

▲2021년 제주에서 열린 대선후보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서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2021년 제주에서 열린 대선후보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서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수박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를 뜻하는 말이다. 지난 대선 경선 때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 측근 등을 비난할 때 자주 사용된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를 계기로 수박'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나왔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에 대한 반감과 불호는 가능하지만, 영구 제명과 같은 방식은 당을 쪼개겠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개딸들의 착각은 이 대표 지지 의원들만 있으면 당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이다. 친명계만 당에 남더라도 그 안에서 언제든 새로운 인물이 나올 수 있다. 지지하는 정치인이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을 몰아내고 지지하는 인물로만 당을 채울까?  

정치는 마이너스를 해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얼마나 플러스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이 대표 지지 세력으로만 선거에 이길 수 있다면 의미 없겠지만, 역대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불가능하다.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과 세력이라도 손을 잡아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이 문제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그 문제 있는 정치인들에게 투표를 하고 지지한 사람들이 누구일까? 자기만이 옳다는 신념이 변질되면 그릇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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