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부산시, 지난해 대비 63.5% 삭감
동백전 축소로 골목상권 위축

 

21일 오후 1시가 넘은 시각, 부산시청 앞 광장에는 삼삼오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 지역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소상공인 협회, 소비자단체, 택시기사 조합원 등  부산 지역 경제에 민감한 단체들이 대부분 함께 했습니다.

발언에 나선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은 "현장의 모습이 풀잎에 대롱대롱 매달린 이슬 같은 삶"이라며 "언제 곤두박질 칠지 모를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 회장은 "코로나 고비에 온갖 빚으로 겨우 버텼다. 대출 이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고물가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절벽을 느낀다"며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모든 희망이 꺼져가고 있다. 그런데 민생을 돌봐야 할 정부는 위기의 현장을 눈 감고 기다리고 있다"며 분노를 터트렸습니다.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이자영 사무국장은 "부산의 소비와 실물 경제는 죽었다"며 "부산의 소비는 죽었고, 소상공인들도 죽는소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코로나 3년을 견뎠는데 2023년도에 국가의 지역화폐 예산은 0원"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오종식 씨는 "지난해 부산시와 우리 택시 업계가 동백전과 연계한 동백택시를 발족해 운영해 코로나 사태로 힘들었던 택시 업계에 큰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씨는 "충전 한도가 30만원으로 축소되고, 인센티브가 5%로 책정된 이후 동백택시를 찾는 승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지역화폐 예산 축소가 부산의 경제와 골목상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부산시는 정부와 발맞춰 지난해에 비해 63.5%의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부산 지역은 '동백전'이라는 지역화폐로 그나마 버텼다는 자영업자들이 많았습니다. 소비자들도 동백전의 캐시백 혜택이 가정 경제에 유용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와 부산시는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하고 아예 제도를 없애려고 합니다. 

시민단체 기자회견에는 소수의 상근 활동가들만 참석합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부산 민심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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