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그룹 '육군훈련소대신전해드립니다'에 군수사령부 예하 부대 부대장이 부식을 빼돌렸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가 올린 부대장이 횡령한 부식을 보면 꽂게 2.5kg 3봉지, 두부 3kg, 우렁이, 계란(많이), 포도, 샤인 머스켓 1박스, 삼겹살 6kg+@, 전복 1kg 2봉지,바나나우유 20개, 베이컨(아침마다),바나나, 사과, 골뱅이 (소면도 만들어서 ), 치킨, 멸치, 새우, 잡곡류, 단감 1박스 등이었다.

여기에 메뉴에 삼계탕이 나올 때마다 취사병에게 큰 냄비에 담으라고 시켜서 사유지로 가져갔다고 한다. 대략 5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군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부대장이 쪼잔하게 군대 부식을 빼돌리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급양대에서 (군대 부식을 보급하는 부대. 각 부대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급양대에 가서 부식을 받아 온다) 부식을 수령해 오면 간부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부식 중에 소고기라도 들어오면 부대장 드린다고 갖고 가고, 간부들 회식한다고 빼놓는다. 

원래 군대는 인원수에 맞게 부식이 제공된다. 여기에 간부는 포함되지 않는다. 간부들은 별도의 간부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부득이하게 병사 식당에 갈 때는 따로 요청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병사 인원수에 맞게 부식을 수령하니 간부가 식사를 하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대장이 부식을 빼돌리고 간부들이 병사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병사들의 급식을 책임 진 취사병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취사병들은 100명 분이 아닌 80명의 부식을 가지고 100명을 먹이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어 낸다. 

취사병들은 고기 볶음에 들어갈 고기가 부족하니 야채로 고기 맛을 내고, 커다란 닭튀김도 팝콘 컵치킨 모양으로 잘게 잘라 3조각씩 배식해준다. 

오병이어의 기적: 성경에 나온 예수의 기적으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인 기적을 가리킨다. 

필자가 군생활을 하면서 부대에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급식이었다. 특공연대이지만 인원 수가 적고, 간부식당이 잘 운영돼 병사 급식이 다른 부대에 비해 월등히 좋았다. 이렇게 먹다 다른 부대에 훈련을 가면 도저히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맛도 없고 부실했다. 

훈련소 이후 먹어본 적이 없는 일명 똥국(된장국)을 먹는 부대가 대부분이었고, 반찬도 부족해 취사병들이 일일이 개수를 세가며 배식했다. (부식이 잘 나오는 부대는 대부분 자율 배식이다. ) 그마저도 맛있는 반찬은 일찍 떨어져 고참들만 먹는 경우도 허다했다. 

육군보다 해군의 급식이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왜 일까? 해군 함정에 승선한 간부들은 집에 가지 않고 배에서 식사를 한다. 당연히 부식을 빼돌릴 곳도 필요도 없다. 간부들이 부식을 빼돌리지 않으니 급식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부식도 넉넉하게 보급을 해주니 급식이 육군에 비해 월등히 좋다. 

30년 전 필자가 급양대에 갔을 때 모 부대 중사가 부식을 받자마자 감춘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부대 운전병에게 중사가 부식을 빼돌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운전병이 아니라며 다른 간부들이 갖고 갈까 봐 중사가 미리 감춰놓고 취사병에게 직접 전달한다며 오히려 감쌌다. 

군대 부실 급식이 논란이 된 적이 있어 갖가지 대책이 나왔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부대장이 누구냐에 따라 병사들은 부실 급식으로 굶주리거나 맛있는 양질의 반찬으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부대 급식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 부대 급식 문제로 한 번이라도 지적받은 부대장은 무조건 보직해임에 진급을 시키지 않겠다고 하면 된다. 아무리 부식이 탐이 나도 진급보다는 아니기 때문이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식을 빼돌린 군대 간부들이 있고, 배고픈 병사들이 있다는 것은 군대가 여전히 썩고 있으며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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