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개월 간의 잠행을 끝내고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29일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그에게는 '도리도리 윤'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기자회견이나 연설문을 낭독할 때 좌우로 청중을 번갈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윤 전 총장의 고갯짓은 700회가 넘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유튜브 영상의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계속 고개를 흔들어서 말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댓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윤 전 총장의 도리도리가 습관이기에 큰 문제가 아니다는 반응도 있지만 대선 출마자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메신저가 말할 때 메시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요소가 있다면 큰 일입니다. 그래서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들은 전문가들에게 얼굴 표정과 제스처, 시선 등의 조언을 받고 TV토론이나 선거 연설에 나오기도 합니다. 

도리도리 하는 모습은 말에 자신감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의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굉장히 나쁜 습관입니다. 

원칙론? 하나마나한 소리로 채워졌던 기자회견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도리도리 윤'이라는 별명에 대해 비판할 게 없으니 괜한 트집을 잡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얘기하면 쓸만한 말이 없으니 '도리도리'라도 말하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문 발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좋은 말로는 '원칙론'. 심하게 말하면 '하나마나한 소리'로 90여분 간의 기자회견을 꽉 채웠습니다. 

예를 들어 '복지와 성장 중 어디에 중심을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복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가야 한다"라는 누구나 뻔히 알고 있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입당을 묻는 질문이나, 최재형 감사원장이나 이재명 경기지사 등 다른 대선주자 관련 물음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의 모습은 정치적 언어로 논란을 피하는 노련함 대신 준비가 덜 됐다는 인상만 남겨 주었습니다. 

윤 전 총장은 검찰 개혁에 관한 질문에 관한 답변 도중 "검찰총장 재임 시절 '국민의 검찰', '공정한 검찰'을 강조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철학을 알리고 검찰 개혁을 추진했는데"라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문 정부의 검찰 개혁에 철학이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애매모호한 말이었습니다. 

채팅창에는 '도대체 윤 전 총장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시는 분 있나요?'라는 실시간 댓글이 올라올 정도로 감동은커녕 무슨 말인지 모르는 횡설수설에 가까웠습니다.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은 직설화법으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그의 장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기자회견을 아니한 만 못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은 뭘 할 수 있을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인물이 어떤 비전과 정책, 능력을 보여줄 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맹탕'이었습니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열변을 토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도 이후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도 없었습니다. 또한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뭘 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윤석열은 어떻게 공정한 사회를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나 부동산 정책을 비판만 했지 뚜렷한 윤석열 만의 정책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왜 윤석열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을 요약하면 남들이 나를 지지해주니 나왔다는 식이었습니다. 꼭 윤석열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은 굳이 그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기대했던 윤석열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아직 정치 초보였다는 변명도 나오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초보운전자가 아니라 안전한 베스트 드라이버입니다.  

언론 대부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조차 그의 능력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윤 전 총장이 준비된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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