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불가 방침으로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현재 백신 접종은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 가운데 만 65세 미만과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및 종합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구급대·검역관·역학조사관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등을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재난업무 담당 공무원도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으로 포함해달라고 하자,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자 권 시장 등 일부 지자체장들은 백신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일반 국민보다 먼저 접종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백신 접종 대상자에는 직접 현장 대응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만 우선 접종 대상이고 비현장업무 수행자는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이 아니라며 권 시장 등 일부 지자체장 등의 우선 접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SBS '의료진 백신 거부' 보도 이후 야당, '대통령 먼저 맞아라' 

▲2월 18일 SBS 보도 화면 ⓒSBS 뉴스 캡처 
▲2월 18일 SBS 보도 화면 ⓒSBS 뉴스 캡처 

2월 18일 SBS '8뉴스'는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 일부 의료진 거부>에서 "의료진들 사이에서 백신을 맞지 않겠다"며 "병원에서 (백신을) 맞으라고 하면 차라리 일을 관두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보도 다음날인 19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접종 거부는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표현이며 이 불신은 문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자초한 문제"라며  "1번 접종을 문재인 대통령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이후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내가 먼저 맞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들이 아닙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예방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크고 우려가 많아 사회 저명인사 또는 보건의료계의 대표들이 불안감 완화 차원에서 접종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언제든 그런 접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는 접종에 대한 동의율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순서에 따라서 공정하게 예방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인들이 먼저 접종한다고 가짜뉴스 사라질까?

▲1802년 제임스 길레이가 그린 '우두' 캐리커쳐 
▲1802년 제임스 길레이가 그린 '우두' 캐리커쳐 

1796년 에드워너 제너는 소의 우두를 사람에게 접종하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사상 최초로 우두 접종을 실시했습니다. 

천연두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지만 시중에는 제너의 우두를 맞으면 소로 변한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특히 성직자들은 신이 내린 천벌을 인간이 막는 것은 신성모독이자 신을 배반하는 일이라며 제너를 공격했습니다.

수많은 비난과 유언비어에도 제너의 종두법은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퍼졌습니다. 조선도 지석영이 일본에서 종두법을 배워오면서 호환만큼 무서운 '마마'(민간에서 천연두를 높게 부르던 말)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18세기 말 우두를 맞으면 소로 변한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어리석다고 할 수 없는 것이 21세기인 지금도 코로나19 백신을 가리켜 '살인 백신'이라고 주장하는 등 가짜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백신을 먼저 접종한다고 가짜뉴스가 사라질까요? 만약 그랬다면 대통령이나 여당 의원들이 먼저 맞겠다는 방침을 세웠을 것입니다.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대부분 정부를 비난하는 목적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언론은 '공포 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며 왜곡된 정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백신(vaccine)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우두를 뜻하는 ‘vaccinia’에서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의학이 준 선물을 일부러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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