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미 테리 기고문 '외교부 요청' 때문
미국 검찰, 수미 테리 칼럼은 '언론 기고문 로비' 판단
<한국일보>가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불법 활동으로 기소된 수미 테리 기고문 게재 경위를 밝혔습니다.
21일 오후 8시경 <네이버뉴스>에 올라온 <한국일보>의 '[알립니다] 수미 테리 기고문 게재 경위를 설명드립니다'를 보면 "당시 한국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로부터 기고문 게재 검토를 요청받았다"면서 "필자인 수미 테리는 이 분야 저명한 전문가였고, 윤 대통령의 방미 의미를 워싱턴 시각에서 분석한 글이라고 판단해 게재를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일보>는 "이 기고문 게재와 관련해 외교부 측과 돈을 주고받거나, 다른 부정한 과정이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이번 사안을 계기로 기고문 게재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너무 늦은 '한국일보'의 기고문 게재 경위
미국 연방검찰이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을 기소하면서 밝힌 공소장을 보면 청탁한 기사(칼럼)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한국일보>는 7월 18일 <‘수미 테리 기소’ 일파만파… 한국계 미 관리 사임 촉발? 尹정부 ‘칼럼 로비’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소장에는 그가 지난해 3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3자 변제 방식’ 강제동원 배상을 택한 데 대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한국 외교부에서 받았다고 기재돼 있다"면서 "미 검찰은 해당 칼럼 내용에 대해 “대체로 한국 외교부가 테리에게 제공한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일종의 ‘언론 기고문 로비’였다는 뜻"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한국일보>는 "수미 테리 기고문이 외교부 관계자로부터 기고문 게재 검토를 요청받고 게재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한국일보>의 해명대로 "외교부 측과 돈을 주고받지 않거나 다른 부정한 과정이 없었다"라고 하더라도 7월 18일 기사만 보면 미국 검찰이 판단한 '언론 기고문 로비'와 별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일각에선 <한국일보>가 더 일찍, 스스로 기고문 게재 경위를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게재 경위를 독자들에게 설명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손석희의 질문들' 출연한 한국일보 김희원 기자
지난 20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유시민 작가와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 실장이 출연해 언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사람의 열띤 토론과 같은 언론에 대한 시각 차이가 방송으로 나온 뒤 유독 김 실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김 실장이 "정의와 진실을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이라며 기자를 옹호하는 모습에 대해선 "누구요? 누구?",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라는 비판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일보>가 수미 테리 기고문을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부의 요청을 검증 없이 그대로 게재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더 이상한 점은 <한국일보>가 수미 테리의 기고문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의미를 워싱턴 시각에서 분석한 글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입니다. 외교부 관계자가 기고문 게재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기고문이었습니다. 만약 몰랐다면 검증에 소홀한 것이고, 알면서 게재했다면 '언론 기고문 로비' 비판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날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는 "(기성 언론이) 진보 정부에 대한 (기사를 쓰면) 날카롭고 비판 정신이 살아있다. 그러나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대드는 법이 거의 없다"면서 "기성 언론은 기득권 체제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 실장은 "요즘처럼 언론이 힘든 때가 없다"면서 "사회가 언론 탄압을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반박했고, 유 작가는 "당사자들이 싸우지 않는데 누가 어떻게 해줘요?"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 실장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기자들에게 한 "당신은 아첨꾼이 돼서는 안 되고, 회의적이여야 하며 나에게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한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너무 멋있지 않나요?"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질문하는 기자들이 부럽다"면서 "싫어하건 좋아하건 대놓고 질문을 퍼부어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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