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홍 의원은 15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대구경북 유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윤 후보에게 80% 지지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 30년 동안 대구가 소외됐다"며 TK 신공항, 스마트형 구미공단 조성, 포항 수소경제센터 건립, 포스코 본사 이전 반대 등의 지역 공약을 약속해줄 것을 윤 후보에게 요구했습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질문에 "네, 형님", "경선에서 이미 약속했다". "포항을 강남으로 만들겠다"고 답했습니다.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 손을 잡은 이유
그동안 홍 의원과 윤 후보의 사이는 그리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이가 안 좋을 때는 홍 의원이 페이스북에 "후보가 직접 나서서 갈등 관리를 해야지 더 악화시키면 어려워진다"며 이 대표를 핍박하지 말고 포용하라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홍 의원은 그 원인을 '역량 부족과 가족 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때문이라며 직설적으로 밝혔습니다.
홍 의원과 윤 후보의 사이가 안 좋자 '원팀'이 되어서 윤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홍 의원은 "이미 대구 선대위 고문으로 원팀이 되어 참여 중이다"라며 "윤 후보가 잘못되면 또 제 탓이나 하려고 밑자락 까는 거"라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경선에서 떨어진 이후 당에 불만을 가진 홍 의원이 윤 후보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한 이유는 대선에서 대놓고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낙선이라도 된다면 책임론까지 제기될 수 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컷오프로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서 당선됐습니다. 처음에는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 출마를 원했지만 좌절당하고 양산시을에서 김두관 후보와 맞붙겠다는 타협안까지 제시했지만 무산됐습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당선→복당으로 이어진 여정 속에서 또다시 당을 나간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게 됩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지역 유세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구, 경북 지역만큼은 지역구 관리와 당내 지지 기반을 수성하는 차원에서 윤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TK에서 80%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홍 의원은 TK에서 윤 후보를 80% 넘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수치입니다.
대구는 박근혜씨의 정치적 고향이자 기반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박씨를 구속시킨 주범으로 불립니다. 윤 후보를 향한 대구시민들의 감정이 좋을리 없습니다.
박씨를 계속 지지했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우는 윤 후보를 가리켜 '공공의 적'이자 '적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 후보는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돕지는 않겠지만, 윤석열 후보를 향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헤씨가 선거 운동 시기에 메시지를 내놓고 노골적으로 윤 후보를 저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복심을 핑계로 강성 보수 세력들은 윤 후보를 배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1월에만 해도 윤 후보는 TK지역에서 50%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2월 들어서면서 50%를 넘겼지만, 과거 박근혜씨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안철수 후보가 TK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윤 후보가 TK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득표해 당선의 원동력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윤 후보가 홍 의원이 요구한 신공항이나 구미공단·포항공단 조성 등의 공약에 무조건 예스라고 한 것입니다.
선거를 위해서 손을 잡은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을 보면 '닥치고 선거'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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