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후보들도 따라 하는 '구청장은 서은숙' 선거 문구
민주당 후보에도 불구하고 일부 홍보물에 핑크색 사용
부산진구, 민주당 험지이자 국민의힘 강세 지역

▲'구청장은 서은숙'이라는 피켓을 든 서은숙 민주당 부산진구청장 후보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서은숙 후보 제공 
▲'구청장은 서은숙'이라는 피켓을 든 서은숙 민주당 부산진구청장 후보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서은숙 후보 제공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부산지역 기초단체 16곳 중 13곳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6.1 지방선거는 민주당 후보들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후보를 만났다. 

요새 부산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선거 홍보 문구가 있다. 바로 '구청장은 OOO'이다. 부산진구청장에 출마한 서은숙 후보가 가장 먼저 '구청장은 서은숙'을 내세웠고,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따라서 '구청장은 OOO', ' 시의원은 OOO'이라는 선거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서 후보를 만나 '구청장은 서은숙'이라는 선거 문구를 만든 배경을 물어봤다. 

-선거 구호나 포스터에 나온 '구청장은 서은숙'이라는 선거 문구가 귀에 쏙 들어 온다는 평이다. 다른 후보들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인이 직접 만들었나? 

▲서은숙 후보: 직접 만들었다. 저작권을 걸어 놓을 걸 후회하고 있다. (웃음) 약간 콜럼버스 달걀 같은 이야기 같다. 말해놓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아무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문구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시작했다. 

-'구청장은 서은숙'이라는 선거 문구는 이번에도 나를 뽑아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런 당당함은 어디서 나왔나?

▲서은숙 후보: 지난 4년간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정말 일만 한 것 같다. 지역의 현안들도 산재해 있었지만, 코로나라는 악재도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부산진구 곳곳을 누비면서 흘렸던 땀방울의 결과물을 주민들이 다 알아주실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부산 지역이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약세 지역을 넘어 험지 중의 험지에 속한다. 지난 지방선거와 다르게 이번 지선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장에 나가 보니 민심은 어떤가? 

▲서은숙 후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특히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라 대선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얘기는 누구나 다 한다. 분명 대다수 민주당 후보들은 이런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4월 21일부터 예비 후보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본 민심은 생각 외로 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민들이 예전과 다르게 정치는 중앙 정치이고, 구청장은 우리 구의 살림을 사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조금 있는 것 같다. 

"구청장이 살림 잘했잖아. 그러면 됐지"라는 얘기를 듣는다. 정치 불신과 불만을 얘기하는 주민도 있지만, 구청장과는 구별해서 얘기하는 부분들은 분명 있다. 

심지어 "내가 대통령은 다른 당 찍었지만, 구청장은 서은숙 찍을 게"라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우리 주민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지방선거답게 선택하고 결론을 내줄지 나 또한 궁금하다. 

-부산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일 잘한다고 소문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은 "실력과 능력도 출중하고, 사람도 참 좋은데, 민주당이라 투표하기가 꺼려진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만큼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주민들을 설득하는 기술이 있나? 

▲서은숙 후보: 선거 운동하며 명함을 나눠주는데 어떤 어머니는 "우리 구청장이 1번이었어?"라는 말을 하셨다. "지금까지는 다른 당(국민의힘)인 줄 알았는데, 우리 구청장이 민주당이었어"라고 말하시면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요즘은 기업도 인재를 뽑을 때 블라인드 테스트합니다" 어느 학교 나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 걸맞은 인재인지를 따집니다. 앞으로 구청장도 정말 이 사람이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만 판단하시면 됩니다"

-주민 맞춤형 구청장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한다. 부산진구는 서면이라는 상업 지역도 있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낙후된 동네 등 다양한 계층이 존재한다. 생활환경이 다른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은숙 후보: 부산진구는 서면이라는 상업 공간과 정주 공간이 뚜렷하게 구별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숙제도 있고, 정주하는 지역 주민들의 정주권이 더 나아져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코로나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진구 만의 지역화폐라는 무기를 만들어 지역경제와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슬리퍼를 신고 각종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집에서 도보 15분 내에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과 체육관, 공권, 복합 문화공간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을 지난 4년간 준비했기 때문에 기대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잘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현역 구청장의 재선 도전은 현역 프리미엄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구청장은 서은숙'을 말할 때 주민들의 반응과 민주당 약세 지역에서의 노력이 선거로 이어질지 여부를 알려달라. 

▲서은숙 후보: '구청장은 서은숙' 피켓을 들고 다니면서 고양이가 쥐를 잡는데 색깔이 뭐가 중요해요. 쥐만 잘 잡으면 되죠. 구청장은 업무 연속성이 중요하니 최소한 한 번 더해야 기반을 닦은 일들에 대한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요즘 재활용이 대세인데 한 번 써보니까 아깝잖아요. 재활용하세요라는 얘기도 한다. 이당 저당 따지지 말고 인물 보고 뽑으세요라는 말도 한다. 

이제 주민들도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 일 잘하는 구청장에 대한 호응과 우리 구청장 일 잘했는데 한 번은 더 해야지 이런 얘기들도 많이 해주신다. 지난 4년간 주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했던 결과가 잘 나타날 것 같다. 

민주당 후보인데 핑크색?... 서은숙 후보 '외연 확장의 생존전략'

▲서은숙 민주당 부산진구청장 후보가 운영하는 온라인 정책쇼핑몰. 웹사이트 주소가 핑크색이다. ⓒ홈페이지 캡처
▲서은숙 민주당 부산진구청장 후보가 운영하는 온라인 정책쇼핑몰. 웹사이트 주소가 핑크색이다. ⓒ홈페이지 캡처

서은숙 후보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구청장 후보로는 특이하게 온라인 정책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선거 홍보물을 보면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보다 분홍색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서 후보는 분홍색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일종의 외연 확장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면서 "기본적인 정당 정책과 방향을 유지하면서 지역에 맞게 다양성을 추진하려는 생존 전략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서은숙 후보는 부산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진구의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시작해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2014년 제6회 부산광역시의원 선거에서는 낙선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진구청장에 당선됐고, 정계를 은퇴한 김영춘 전 의원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부산진구, 민심 바로 미터 지역... 민주당 험지이자 국민의힘 강세 

▲선거별 부산진구 득표율. 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2022년 대통령선거까지 모두 국민의힘이 우세였다. 
▲선거별 부산진구 득표율. 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2022년 대통령선거까지 모두 국민의힘이 우세였다. 

부산진구는 중도 성향이 강한 곳으로 항상 진보와 보수가 격돌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부산 민심의 척도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 지역 중의 한 곳이다. 

부산진구 국회의원은 부산시장 출신의 서병수 의원(부산진구갑)과 3선 이헌승 의원(부산진구을)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또한,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후보의 득표율이 60%가 넘었고, 올해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7.65%를 득표한 지역으로 현재는 보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서은숙 후보는 50.5%, 김영욱 국민의힘 후보는 39.44%를 득표했다. 김 후보가 다시 부산진구청장 후보로 나서면서 4년 만에 리턴매치로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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