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경선 후보들 일제히 이재명 비난
골목식당 백종원, '식당 허가 어려워야'
음식점 10곳 중 8개는 5년 내 폐업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 단체와 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재명캠프 제공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 단체와 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재명캠프 제공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음식점 허가 총량제' 발언을 두고 야권이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전국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며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후보의 아무 말 대잔치"라고 비꼬았고, 윤석열 대선경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자영업자들을 ‘불나방’에 빗댔다. 이 후보가 보기에 국민은 정부가 간섭하고 통제해야 자립할 수 있는 어리석은 존재”라고 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원희룡 후보는 "이재명 '헛소리 총량제'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아니고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나온 백종원의 '식당 허가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노컷뉴스' 캡처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노컷뉴스' 캡처 

이재명 후보의 음식점 허가 총량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국정감사 당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당시 음식점 자영업자들을 돕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백 대표는 외식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식당 허가'라고 답했습니다.  

백 대표는 "인구당 매장 수가 너무 많다"면서 "미국의 경우 허가가 어렵지만, 한국은 신고만 하면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골목식당이라는 방송을 하지만 식당을 하라고 부추기는 거라고 오해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준비가 없으면 하지 마세요라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백 대표는 "식당을 준비하는 분들이 쉽게 오픈할 수 있다 보니 준비 없이 뛰어든다"며 이렇게 쉽게 식당을 열면 안 되겠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음식점 생존율 20.5%, 5년 내 10곳 중 8개 문 닫아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기업생명 행정통계 결과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기업생명 행정통계 결과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5.9%로 OECD 주요국 중 2위입니다. 음식점 비중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3배 이상 높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지역별 음식점당 인구수'를 보면 60명당 식당이 하나씩 있는 걸로 나옵니다. 심지어 제주도는 인구 36명당 식당이 하나씩 있습니다.

자영업자, 특히 음식점 비중이 높은만큼 생존율은 현저히 낮습니다.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숙박·음식점업의 5년 생존율은 20.5%에 불과합니다. 식당 10곳 중 8개는 5년 내 폐업합니다.  

코로나19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음식점 폐업이 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명박 정권 시절에도 음식점 신규 대비 폐업 신고 비율은 93.8%로 높았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이었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폐업 신고 비율도 80~90%를 기록했습니다. 음식점 폐업률은 항상 높았습니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이 많았기 때문이며,특히 식당이나 소매업이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탓에 은퇴자나 자영업 희망자들이 소액 창업으로 몰렸다가 골목상권 경쟁 등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폐업률이 높음. (자영업 경쟁력 강화방안. 중소기업연구원 2016년)

음식점 폐업률이 높은 것은 IMF 이후 실직자가 늘면서 가장 쉬운 음식점 창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창업이 늘면서 임대료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고, 수익은 낮으면서 경쟁률은 높은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사태 이후 음식점 폐업률은 낮아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식당 영업 시간에 제한이 생기자 음식점 창업이 줄어든 탓입니다. 

'음식점 허가 총량제', '식당 허가제'를 '헛소리'라고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음식점 창업과 폐업의 규모와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면, 이제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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