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로 야당 대표 초청한 윤석열 정부
오후 2시에 메일 보내고 6시까지 회신 요구
정무수석이 전화로 초청하는 것이 관례
과거 야당 대표들도 대규모 행사에는 불참

1월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은 이재명 대표에게 "대통령 초청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대표는 "신년 인사회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여러 사람하고 인사회 하는데 저를 오라고 했다고요?"라며 되물었습니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지난달 22일 행정안전부에서 초청 이메일이 저희 대표 메일로 접수가 됐다”며 “굳이 피할 이유는 없었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을 못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천 비서실장은 "오후 2시에 (메일이) 왔는데 6시까지 회신을 달라고 했다"면서 "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만 달랑 보내는 그런 초대 방식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선일보>는 "尹신년회 안 가고 文 찾아간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표가 지난해 8월 취임 직후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다시 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최근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만 보면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의 초청을 무시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습니다. 

통상적으로 야당 대표를 초청할 때는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직접 연락해 초청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여야 원내대표와 교섭하고 정치권 관련 행사, 행정부와 입법부 간 업무를 조율하는 정무수석이 직접 나서는 것이 예의이자 기본 업무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일방적으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마저도 회신 마감 시간을 정해 놓고 보냈습니다. 

만약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영수회담'이고, 긴급한 사안 또는 해외 순방 등의 일정이 있었다면 야당 대표의 불참이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백 명이 오는 대규모 행사였고, 그마저도 이메일 초청이었다면 야당 지도부의 공식 행사 일정까지 취소하고 참석할 명분으로는 약합니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2019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2020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 불참했었습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만 만나는 '영수회담'도 아니고 당 대표들만 부른 것도 아닙니다. 수백 명이 모이는 단순한 행사에 불참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외면한 야당 대표라는 비난은 과도한 프레임 씌우기입니다.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