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 어게인' 외치는 극우 유튜버 초청 '동지애' 강조
국힘 지도부, 윤 어게인 행사 참석... 장동혁 의원, '신 우파의 길'에 극우 인사 대거 초청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이 더위에 에어컨 없는 곳에서 지금도 구치소에서 갇혀 계십니다. 어느 누구도 이 자리에서 나 때문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분 계십니까?"
14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서 극우 인사 전한길씨가 한 발언입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전씨는 윤씨를 옹호하고 불법 계엄을 두둔하는 것도 모자라 윤과 단절해서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론회 주최자인 윤상현 의원은 현재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 관련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돼 내란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엄을 찬성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행사를 주최한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고성국, 강용석 등 극우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과 서정욱 변호사 등 윤씨 측 인물도 참석했습니다.
또한,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김은혜 원내수석부대표, 박성훈 수석대변인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기현·조배숙·김민전 등 친윤계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윤 어게인(YOON Again)’ 인사들이 주축이 된 행사인 셈입니다.
국민의힘은 극우 인사들과 함께 가는 정당?
"정당은 그 방향을 보고 함께 가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집단입니다. 따라서 동지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극우 유튜버와 공동으로 주최한 '신 우파의 길'이라는 토론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이날 토론자를 보면 윤석열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정치적 저능아'라고 비난한 심규진 교수와 전한길·이명준·최진녕·이준우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이었습니다.
장 의원의 발언은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를 외치며 계엄을 구국의 결단이라고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와 극우 인사들과 계속 함께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방향성이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이 합리적·상식적 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의힘 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계엄이 계몽령이라는) 지지층을 이용해 정치하는 의원들이 일차적인 인적 쇄신 대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 기득권이 당권을 놓지 않으려 생긴 현상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호 안건으로 당헌·당규에 윤석열 정부 실정 관련 사과문 명시를 제안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후보 단일화 입장 번복, 한남동 관저 앞 탄핵 반대 시위 등을 언급하며 "탄핵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데도 사과와 반성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인적 쇄신 0순위"라며 "이런 분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친윤 의원들은 "언제까지 사과만 하느냐"라고 반발하면서 오히려 윤 어게인을 외치며 탄핵을 반대하고 계엄을 찬성하는 인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16일 "국힘 지도부 '尹 어게인' 참석, 민심 외면도 정도가 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국힘은 지금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가장 큰 책임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그들에게 맹종한 구주류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안다. 그런데도 송 비대위원장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모두가 혁신의 객체이면서 주체”라고 한다"면서 "사실상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쇄신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안철수 혁신위는 출범도 전에 좌초했고, 윤희숙 혁신위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을 받고 있다. 새 지도부를 뽑을 전당대회를 다음 달에 연다는데 아직 날짜도 못 정했다"며 "모든 것이 구주류 기득권이 당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전국 민심은 포기하고 자신들의 의원 공천만 지키려는 것이다. ‘윤 어게인’ 행사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국힘의 문제는 결국 이들 구주류의 문제"라고 질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