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등봉 해먹고 날 도둑놈 몰아... 지선 승리 이끌겠다"

2022-05-09     아이엠피터(임병도)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8일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 후보는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다"면서 대선 패배 후 61일 만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부담감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습니다. 

이날 이 후보의 출마 선언문에는 '책임'이라는 단어만 11차례가 나왔습니다. 대선 결과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동시에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책임 또한 다하기 위한 출마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오등봉 해 먹고 날 도둑놈 몰아... 과거 인천시장 출마 요구에 싫어요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에서 해 먹고, 오등봉과 부산 엘시티에서 해 먹어가지고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 먼지 좀 묻었다고 나를 도둑놈으로 몰면, 이게 상식적인 정치인가"라며 "얼굴이 두꺼워 옆에 몇 사람이 속으니 온 국민이 속아주는지 안다"며 대장동 1타 강사였던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도 역공을 취했습니다. 

이 후보는 "누가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며 나를 부정부패 어쩌고 하던데 그게 계속 찍다 보면 자기 발등에 피나고 있을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자기가 모셔야 할 사람한테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후보는 "(과거에) 시민들이 인천시장을 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싫다고 했다"며 2014년 트위터에서 인천에 출마해달라는 시민의 요구에  "시러요(싫어요) ㅋㅋ"라고 답한 일을 꺼냈습니다. 

이 후보는 '그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엉망이니까 그런 요청이 왔지. 잘하면 성남시장 보고 인천에 오라고 그랬겠냐'라며 '그래서 싫어요라고 한 건데 국민의힘 측에서 인천을 폄훼했다고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인) 저보고 성남시를 버리고 인천에 오라고 하면, 그게 되겠는가"라며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개딸들 운집한 현장... 당선되면 대선 2라운드?

▲ 2천여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린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현장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가 보궐선거 출마 선언식을 한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은 민주당 추산 2천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렸습니다. 

출마선언식 사회를 본 박찬대 의원은 "오늘 어버이날인데 개딸과 양아들이 많이 오셨다"며 두 달 만에 아빠(이재명 후보)를 보니까 어떠냐"라고 말했습니다. 

'개딸'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나온 말로 '강아지'처럼 천방지축인 딸을 친근하게 부르는 표현으로 시작됐지만, 개념있는 딸-개혁의 딸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는 파란색 모자와 티셔츠 차림의 2030 여성들이 마치 콘서트장의 팬들처럼 이재명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이 후보가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당선 이후 국회와 정치권의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가장 먼저 이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만약, 이 후보가 야당의 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울 수 있어, 윤석열 당선자로서는 정국 운영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대선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으로 각각 첨예하게 부딪칠 수 있어 대선 2라운드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